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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UNIQLO), 유니크하고 저렴하게, 누구나 매일

marginata 2026. 1. 6. 10:55

유니클로(UNIQLO), 유니크하고 저렴하게, 누구나 매일

유니클로는 일본을 대표하는 SPA(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 그룹의 핵심 자회사로 자리해 왔다. 이름은 ‘유니크하고 저렴한 옷(Unique Clothing)’에서 출발하였고, 동시에 ‘누구에게나 통하는 보편성(Universal)’의 의미도 함께 담았다고 알려져 있다. 본사는 일본 야마구치현에 위치해 있으며, 기본에 충실한 옷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꾸준히 밀어붙여 왔다.

 

 

시작은 작은 지역 매장이었다

유니클로의 뿌리는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던 ‘오고리 상사’라는 지역 소매점이었다.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아버지 야나이 히토시가 운영하던 이 사업을 1984년 물려받아, 본격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구상하였다.

그가 떠올린 콘셉트는 단순하였다. 미국 유학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일 입는 셔츠 같은 기본 의류도, 서점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둘러보고 입어보고 고를 수 있는 매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사업 아이디어로 구체화하였다. 그리고 1984년 6월, 히로시마에 ‘UNIQUE CLOTHING WAREHOUSE’라는 이름으로 1호점을 열며 지금의 유니클로가 시작되었다.

 

“불황기 가성비”가 브랜드를 키웠다

유니클로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1990년대 일본의 장기 불황이 있었다.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품질을 더 예민하게 따지기 시작하던 시기, 유니클로는 ‘괜찮은 품질을 합리적으로’ 제공하는 이미지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였다.
1991년에는 사명을 오고리 상사에서 ‘패스트 리테일링’으로 변경하며, 단순 소매점을 넘어 더 큰 규모의 브랜드로 확장할 준비를 갖추었다.

이후 1998년 도쿄 진출을 기점으로 전국 단위 인지도를 확보하였고, “기본템을 안정적으로 사는 곳”이라는 포지션이 점점 굳어졌다.

 

GAP을 롤모델로, SPA로 방향을 튼 전환점

초기에는 지역 기반의 중소 소매점 성격이 강했으나, 1997년 무렵부터 유니클로는 미국의 GAP을 롤모델로 삼아 SPA(기획·생산·유통 일체형) 구조로 전환하였다. PB 상품 비중을 끌어올리고, 일본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극대화하였다.

이 전략은 곧 해외 진출로 이어졌다.
2001년 영국 진출을 시작으로, 2002년 중국 상하이, 2005년 홍콩, 그리고 한국(롯데와의 합작)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넓혀갔다. 2006년에는 뉴욕 소호에 매장을 내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였다. 초기에는 해외 사업이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2008년 이후 흑자 전환을 이루며 해외 확장이 가속화되었다.

 

SPA 시장을 ‘대중화’한 브랜드

유니클로는 한국에서도 SPA 시장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였다. 매장 수가 빠르게 늘어나 “중형 도시급이면 한 곳쯤은 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확산되었다. 2011년에는 명동에 대형 매장을 오픈하는 등 한국 시장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스파오, 탑텐, 에잇세컨즈 같은 토종 SPA 브랜드가 성장하였고, 자라·H&M·GAP 등 글로벌 브랜드 경쟁도 본격화되었다. 다만 인지도와 점포 수, 기본 아이템 장악력 측면에서는 유니클로의 존재감이 오랫동안 두드러진 편이었다.

 

“튀지 않는 기본”과 소재 중심 전략

유니클로의 디자인은 대체로 노멀하고 실용적이었다. 양말과 속옷부터 청바지, 패딩, 파카, 재킷까지 생활 전반을 커버하는 범용성을 갖추었고, ‘MADE FOR ALL’ 같은 메시지에서 브랜드 성격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특히 옷 바깥쪽에 로고를 크게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 “브랜드를 과시하기보다, 옷 자체로 정리된 인상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맞는 선택지로 받아들여져 왔다.

또 하나의 축은 소재였다. 유니클로는 기능성·원단·착용감 같은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강조해 왔고, 이는 소비자 신뢰와 연결되었다. 다만 기능성 표현이 과장 논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일부 제품에서 안전성 이슈가 불거져 리콜이 진행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가격 대비 재질이 안정적이다”는 인식이 넓게 퍼지며 브랜드 체력으로 작용하였다.

 

세일 문화까지 ‘전략’으로 만든 브랜드

유니클로는 세일 운영도 특징적이었다. 과거에는 주말 중심의 기간 한정 세일이 강조되었다가, 이후에는 세일 기간이 더 길어지는 방식으로 변화해 “언제 가도 무언가는 할인 중”이라는 인상을 만들었다. 또한 연 2회 규모로 진행되는 감사제는 유니클로 소비 패턴을 만드는 대표 이벤트로 자리해 왔다. 매장 재고 처리 방식, 한정 가격 운영 등도 ‘박리다매’ 구조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해온 장치로 해석할 수 있었다.

 

“유니바레”에서 ‘기본템의 정답’으로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내에서는 유니클로가 “패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유니클로를 입은 것이 들켰다는 뜻의 신조어가 회자될 정도로 인식 격차가 존재하였다. 그러나 브랜드가 이미지 고급화에 꾸준히 힘을 주면서 2010년대 이후에는 인식이 상당히 개선되었다.

같은 그룹의 GU가 ‘저가·트렌디’ 영역을 흡수하는 동안, 유니클로는 기본·기능성·생활복 중심으로 포지셔닝을 더욱 명확히 하며 역할 분담을 굳혀 나간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유니클로는 “생활의 표준”을 파는 브랜드이다

유니클로의 브랜드 스토리는 화려한 런웨이나 로고 플레이가 아니라, “매일 입는 옷의 표준을 만들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하였다. 불황기에 가성비로 성장했고, SPA 구조로 효율을 고도화했으며, 해외 진출을 통해 ‘기본템 글로벌 브랜드’로 포지션을 확장해 왔다. 결국 유니클로의 강점은 유행을 과시하기보다, 생활 속에서 반복 구매되는 ‘베이직의 신뢰’를 쌓아온 데에 있었다고 정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