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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marginata 2026. 1. 6. 14:26

폴로 랄프 로렌, 이름부터 헷갈리기 쉬운 브랜드의 정체성

랄프 로렌 하면 흔히 ‘랄프로렌(Ralph Lauren)’이라는 이름보다 ‘폴로(POLO)’라는 명칭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상에서는 랄프 로렌보다는 폴로라고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비슷한 이름을 가진 브랜드들이 많아졌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동하기 쉬운 구조가 만들어졌다.

특히 ~POLO CLUB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브랜드들은 랄프 로렌의 영향 아래에서 생겨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중 U.S. POLO ASSN.이라는 브랜드는 나름의 역사와 배경을 갖고 있긴 하지만, 폴로 랄프 로렌과는 전혀 무관한 브랜드이다. 가격대와 품질에서도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문제는 홈쇼핑이나 일부 유통 채널에서 “폴로”라는 이름만 강조해 소개되는 경우가 있어, 폴로 랄프 로렌 제품으로 오해하기 쉽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구매 시 브랜드명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폴로 로고가 상징하는 세계관

폴로 랄프 로렌의 로고는 말을 탄 선수가 경기하는 폴로(기마 스포츠)의 장면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브랜드가 지향하는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상징이다. 폴로는 과거 미국 상류 사회에서 즐기던 스포츠였고, 랄프 로렌은 이 이미지를 통해 아메리칸 클래식 럭셔리라는 세계관을 구축하였다.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창업주의 이름이자 회사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브랜드명이 단순히 ‘폴로(POLO)’가 아니라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으로 굳어진 데에는 흥미로운 배경이 있다. 이미 전통적인 아메리칸 브랜드인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가 ‘폴로’라는 이름의 제품을 먼저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Polo by Ralph Lauren’이 아닌, 지금과 같은 독특한 브랜드명이 탄생하였다. 이후 상표권을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는 여전히 ‘폴로 랄프 로렌’이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점원에서 시작된 브랜드의 성장사

랄프 로렌은 처음부터 디자이너였던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브룩스 브라더스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중 자신이 만든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자,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남성복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자체 공장이 없어 외주 생산에 의존하며 라벨만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었지만, 이 소규모 사업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브랜드는 빠르게 성장하였다.

이후 랄프 로렌은 의류에만 머물지 않고 안경, 향수, 가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아이템은 단연 폴로 셔츠였다. 1972년에 출시된 이 제품은 카라가 달린 반팔 티셔츠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남겼다.

 

폴로 셔츠가 만든 브랜드의 전성기

가슴에 폴로 로고가 큼직하게 새겨진 폴로 셔츠는 한때 미국과 유럽에서 거의 ‘유니폼’처럼 소비되었다. 과장하자면, 몇 초 만에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3초 패션’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기업의 수익 구조 역시 명확하였다. 매년 안정적으로 판매되는 폴로 셔츠, 성조기 스웨터, 케이블 니트와 같은 핵심 아이템들이 회사 이익의 중심을 이루었다. 흥미로운 점은 재고 처리 방식이었다. 명품 브랜드들이 이미지 관리를 위해 재고를 소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달리, 폴로 랄프 로렌은 올해 팔리지 않으면 다음 해에 다시 판매하는 전략을 택해 왔다.

 

변화한 시장 환경과 브랜드의 고민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패션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였다. ZARA, H&M, 유니클로와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급성장했고, 아웃도어 시장 또한 확대되었다. 이 과정에서 폴로 랄프 로렌은 상대적으로 가성비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실제로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하락을 경험하기도 했으며, 과거에 비해 존재감이 옅어졌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2015년, 창업주 랄프 로렌은 48년간 유지해 온 CEO 자리에서 물러나 회장 겸 최고창의성 책임자로 이동하였다. 이후 CEO 교체와 구조조정이 이어졌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둘러싼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게임,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과의 협업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폴로 랄프 로렌을 이해하는 방법

현재의 랄프 로렌은 단일 브랜드라기보다 여러 개의 라인으로 구성된 브랜드 그룹에 가깝다. 남성 라인을 기준으로 보면 최고가 하이엔드 라인인 퍼플 라벨, 빈티지 아메리칸 무드를 담은 DOUBLE RL, 가장 대중적인 폴로 랄프 로렌, 스포츠 라인 RLX 등으로 나뉜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폴로’는 대부분 이 중 폴로 랄프 로렌 라인을 의미한다.

폴로 셔츠 소매에 새겨진 숫자 역시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이는 실제 폴로 경기에서 사용되는 등번호에서 유래한 것으로, 특히 3번은 에이스를 상징하는 번호로 자주 활용된다.

 

마무리하며

폴로 랄프 로렌은 단순히 로고가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라, 아메리칸 클래식이라는 개념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구축해 온 브랜드였다. 동시에 ‘폴로’라는 이름이 지나치게 대중화되면서, 가장 오해받기 쉬운 브랜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