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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앤더슨, 경계를 허물며 시대를 설계하는 디자이너

marginata 2026. 1. 3. 18:26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경계를 허물며 시대를 설계하는 디자이너

 

 1984년 북아일랜드 마게라펠트 출신인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아일랜드 럭비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와 영어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향과 스페인 이비자 섬을 오가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자랐다. 그가 처음부터 패션디자이너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한때 배우의 꿈을 꾸며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후 패션에 매료되어 패션디자인을 전공하였다.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브라운 토마스 백화점에서 근무하며 런던 패션칼리지에서 남성복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처음에는 디자인이 아닌 연기 경력을 쌓았다. 워싱턴 D.C.의 스튜디오 극장에서 근무하는 과정에서 의상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후 패션에 대한 실무적 이해를 넓히기 위해 비주얼 머천다이저로 프라다에서 근무하며 패션에 대한 공부를 이어나갔다.

 

 2008년에는 런던으로 이주하여 자신의 이름을 딴 JW 앤더슨(JW Anderson)을 설립하며 독립 디자이너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 브랜드는 처음에는 남성복에 집중했지만, 단순한 테일러링이나 전통적 남성복의 틀에 머물지 않았다. 2010년부터는 젠더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성복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고, 이는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쇼츠, 크롭탑, 중성적인 실루엣 등의 기존의 '남성성' 이미지를 끊임없이 흔들었고,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구분 자체에 질문을 던졌다.

 2012년부터는 탑샵(Top Shop), 베르사체(Versace), 유니클로(Uniqlo) 등 타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가며 대중성과 실험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특히 협업 컬렉션들은 발매 직후 완판을 기록하며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로인해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영국 패션 어워드에서 남성복 및 여성복 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는 차세대 디자이너도 발돋움 하였다. 

 

 2013년 그의 커리어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있었다. LVMH가 JW 앤더슨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며 앤더슨을 로에베(LOEW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당시 로에베는 전통은 깊었지만 젊은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오랜 전통을 지닌 로에베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완전히 새롭게 구축했다. 마치 자신의 보물 상자를 열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온 세상에 보여준듯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히트작 제작은 물론, 다니엘 크레이크(Daniel Craig), 매기 스미스(Maggie Smith) 등 상징적인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캠페인은 로에베의 이미지를 문화적 브랜드로 끌어올렸다.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며 브랜드 매출 역시 크게 상승했다. 특히 남성성을 상징하는 인물인 다니엘 크레이크(Daniel Craig)에게 젠더리스(Genderless)한 의상을 입힌 캠페인은 조나단 앤더슨 특유의 시선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2025년 앤더슨은 LVMH 산하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의 총괄 디자이너로 임명된다. 한 사람이 여성복, 남성복, 오뜨꾸띄르(Haute Couture) 컬렉션 모두를 총괄하는 디자이너는 디올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이는 조나단 앤더슨이 단순한 트렌드 메이커가 아니라, 브랜드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를 설계할 수 있는 디자이너임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1일, 파리 튀일리 정원에서 공개된 조나단 앤더슨의 첫 디올 컬렉션은 하우스의 유산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데서 출발했다. 과거의 기록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다, 디올을 상징해온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브랜드 고유의 흐름을 이어갔다.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디올의 유산을 특별한 순간에만 꺼내 입는 상징으로 두지 않는다. 대신 지금의 옷장 안으로 끌어와, 일상의 옷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한다.

 디올에 오랜 시간 축적된 태도와 미감,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미학적 해석이 함께 담겨 있으며, 과거를 지우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삶에 걸맞게 재해석하였다.

 

이번 JW 앤더슨(JW Anderson)의 2026 S/S 남성복 컬렉션에서 그는 이전보다 한층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소의 실험적요소를 과감히 줄이고 깔끔한 재단과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디올의 아카이브(Archive)와 실용성을 결합한  '실제 남성복'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JW 앤더슨 시절부터 일관되게 젠더와 남성성을 재해석해왔다. 그의 디자인은 특정 성별을 위한 옷이 아니라, 개인의 태도와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에 가깝다. 

다양한 문화와 예숭, 일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그는 오래된 유행을 반복 소비하기보다는 패션을 하나의 문화적 담론으로 확장해 나간다. 

"걱정 말고, 그냥 시작하세요." 라는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의 말처럼 그는 불확실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신 그 불확실함 속에서 새로운 시대의 패션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오늘도 경게를 허물며 작업을 이어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