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 발렌티노(VALENTINO)는 패션을 넘어 뷰티 영역까지 확장하며 “우아함과 대담함이 공존하는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했다. 그 결과 탄생한 라인이 바로 발렌티노 뷰티(Valentino Beauty). 명확한 정체성을 가진 패션 브랜드의 감성을 화장품에 녹여낸 사례로, 런칭 당시부터 감각적인 패키지와 대담한 컬러 콘셉트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 전, 발렌티노 뷰티는 국내 시장 철수를 공식 결정했다. 2022년 팝업 스토어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지 약 4년 만의 변화다. 많은 뷰티 소비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결정이지만, 그 여정 속에는 여전히 기록할 만한 의미가 존재한다.
발렌티노 뷰티의 가장 큰 매력은 패키징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처럼 존재한다는 점이다.
대표 아이템인 로쏘 발렌티노 립스틱과 고 쿠션은 브랜드 고유의 로망틱 레드 + 핑크 색상을 절묘하게 조합하고, 골드 메탈 라인을 더해 소장각을 자극했다.
화려한 패키지로 인해 패키지 자체가 화장대의 오브제로서 기능하며, 명품에서 출시한 화장품인 만큼 고급스러운 존재감이 연출된다.
발렌티노 뷰티는 단순히 예쁜 화장품이 아니라,“사용하는 과정까지 하나의 스타일링” 으로 만들려는 의도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립스틱을 열고 닫는 순간, 쿠션을 들고 있는 모습 하나까지 ‘패션’으로 보는 접근 방식은 발렌티노의 철학과 정확히 닮아 있다.
제품력도 나쁘지 않았다_브랜드 장점
비주얼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실제 제품력도 소비자 사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 로쏘 발렌티노 립스틱
– 질감·색감 완성도 높음
– 자연광/실내광 모두에서 예쁘게 발색
✔ 고 쿠션
– 미세한 광택 표현
– 세미 매트한 피부 연출
– 케이스 디자인 인지도 압도적
“예쁘고 성능도 좋은 제품”이라는 점이 초반 입소문을 견인했다. 특히 국내에서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프리미엄 쿠션은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각적인 패키지+컬러의 조합은 셀링 포인트였다.
그럼에도 한국 시장에서는 왜 철수했을까?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브랜드였음에도, 발렌티노 뷰티는 유통 확장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럭셔리 뷰티 시장은 이미 샤넬 · 디올 · 입생로랑이 강력하게 점유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롯데 · 현대 · 신세계 전 백화점을 커버하며 유통망을 장악한 상태다.
반면 발렌티노 뷰티는 롯데백화점에만 입점했고, 이는 소비자 접근성과 신뢰 측면에서 제약이 컸다.
또한 K-뷰티 브랜드들이 성분, 가격, 효능, 디자인을 모두 잡으며 빠르게 성장했고, 같은 예산으로도 “더 실용적인 선택”이 가능해지자 해외 럭셔리 뷰티의 입지가 좁아졌다.
한국 소비자들은 더 이상 “로고=명품=구매” 공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2~3년간 프레쉬(Fresh), 슈에무라, 메이블린 등 글로벌 브랜드가 연이어 철수했다.
발렌티노 뷰티도 같은 흐름 속에서 효율성과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루어졌고, 결국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키지로 기억되는 브랜드라는 점
재미있는 사실은, 발렌티노 뷰티가 철수 소식이 들린 지금도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컬렉션용 패키지로 회자된다는 점이다.
여전히 케이스가 너무 예쁘다는 반응이 많고 립스틱이 아닌 악세사리 같은 느낌으로 백에 넣어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던 브랜드로 인식된다.
패키지는 한 번 사라지면 복각이 쉽지 않기 때문에, 향후 중고 시장에서 오브제 가치로 재조명될 가능성도 높다. 이는 발렌티노 뷰티가 단순한 뷰티 브랜드를 넘어서,
‘페르소나를 매만지는 오브제’ 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라지지만 남을 미학
한국 시장에서 발렌티노 뷰티는 다소 짧은 여정을 마무리하게 되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보여준 컬러 감각 · 패키지 미학 · 명품 브랜드의 뷰티 확장 방식은 여전히 기록할 가치가 있다.
패션에서 뷰티로, 감성에서 실물로 확장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그러나 발렌티노는 그 과정을 통해 “화장품도 입는 것” 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지 알 수는 없지만,
한동안은 레드와 핑크, 그리고 골드의 패키지가 발렌티노 뷰티를 기억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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