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New Balance)의 이야기
‘균형’에서 시작해 세계로 확장
뉴발란스의 역사는 1906년, 한 이민자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영국 출신의 윌리엄 J. 라일리는 보스턴에서 New Balance Arch Support Company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뉴발란스는 아치 서포트(arch support) 등 교정용 인솔과 착용감을 개선하는 보조 기구 제작했다. 그의 첫 제품인 Flexible Arch Support는 삼각 구조를 활용해 발의 균형 잡힌 착지와 편안함을 제공했는데, 이 제품의 콘셉트가 훗날 뉴발란스 브랜드의 철학으로 이어진다.
흥미로운 일화도 있다. 라일리는 자신의 책상 위에 닭발을 올려두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곤 했는데, 닭발의 세 갈래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며 브랜드 이름 ‘New Balance’의 의미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후 회사명은 New Balance Athletic Shoe Company로 변경되며 본격적으로 스포츠 용품 기업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지역 브랜드에서 스포츠 선수들의 선택으로
1930년대에 들어서며 기업 경영은 영업사원 출신인 아서 홀(Arthur Hall) 중심으로 운영되었고, 이때 뉴발란스의 고객층은 야구 선수, 육상 선수 등 특정 종목의 선수들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대중 브랜드라기보다는, 전문가들의 신뢰를 받는 틈새 브랜드에 가까웠다.
1956년 라일리가 세상을 떠난 뒤, 홀의 딸과 사위가 회사를 인수하며 1960년 ‘Trackster’를 출시한다. 트랙스터는 세계 최초로 발볼(width) 사이즈를 도입한 러닝화였고, YMCA 프로그램과 대학 크로스컨트리 팀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당시 MIT, 보스턴대 육상부 등이 신발을 도입하면서 입소문은 지역을 넘어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회사는 여전히 규모가 작았다. 직원 여섯 명이 하루 30켤레를 제작하며, 우편 주문으로 판매를 이어가는 수준이었다.
러닝 붐과 글로벌 성장의 시작
운명의 전환점은 1970년대였다. 보스턴을 중심으로 러닝 열풍(Running Boom)이 일었고, 그 시기에 짐 데이비스(Jim Davis)라는 인물이 회사를 인수한다. 데이비스는 화려한 마케팅보다는 기능성과 품질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이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진다. 1976년 출시된 ‘320’ 라인이 미국 러닝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브랜드 성장의 기폭제가 되었다.
이후 뉴발란스는 고급화를 시도하며 1982년 영국 워킹턴에 공장을 세우고, 990 시리즈를 출시한다. “100달러짜리 고급 러닝화”라는 당시로선 파격적 가격에도 불구하고 990은 성공했고, 995~999 시리즈까지 10여년에 걸쳐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1988년에는 뉴발란스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574가 등장한다.
단순한 러닝 브랜드가 아닌, 스포츠 전반으로 확장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에 접어들며 뉴발란스는 러닝 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분야로 확장을 시작했다.
2000년대 초 야구화를 출시하여 류현진, 김하성 등 MLB/KBO 선수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10년에는 축구화를 출시하여 리버풀, 세비아, 셀틱 등 주요 구단 유니폼 스폰서를 진행했으며, 2019년에는 농구 시장에도 진출하여 카와이 레너드를 영입했다. 협업 전략도 날카롭게 펼쳤다. Jjjjound, Aimé Leon Dore, Kith와 협업하여 스니커헤드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992를 재발매해 스티브 잡스의 신발로 회자되며 리셀가를 급등시켰다. 990, 991, 993, 2002R, 1906R 등 '아재 신발'을 트렌드 아이템으로 재해석하였다. 이러한 행보는 뉴발란스를 기존 ‘기능성 운동화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 패션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끌어올렸다.
대한민국에서 뉴발란스가 특별한 이유
뉴발란스는 한국 시장에서 특히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1990년대 말 운동화를 OEM 생산해가던 시기를 지나, 2008년 이랜드가 국내 독점권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530의 성공, 1020세대 공략, 스트릿 & 시티보이 룩 트렌드에 맞춘 전략으로 뉴발란스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국내 매출이 약 9000억원을 돌파하였으며, 2024년에는 국내 매출 1조를 돌파했다.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아디다스와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의 뉴발란스, 그리고 앞으로
현재 뉴발란스는 러닝·야구·축구·농구까지 스포츠 전반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동시에, 992/993/1906R/2002R 등 스니커 시장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브랜드 본사도 미국 내 신규 공장을 준비하며 생산력 강화에 나서는 중이며, 연 매출 역시 5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1906년 닭발에서 착안한 ‘균형’이라는 단어는,
1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뉴발란스의 핵심 철학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기능성과 스타일, 스포츠와 패션, 일반 소비자와 스니커헤드.
뉴발란스는 이 모두의 균형을 맞추며, 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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